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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있다

감자 농사 #12주차

지난 감자 농사 #10주차 포스트에서 바로 12주차로 건너 뜁니다. 이런 저런 일이 많아 바쁘기도 했고 감자 수확전에는 최대한 물을 줄 필요가 없어서 굳이 밭에 가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2주만에 찾은 밭은 예상대로 여기저기 줄기들이 말라 죽어 있네요.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원래 줄기가 말라 비틀어져 갈때가 감자를 수확 할때 입니다.

말라 비틀어진 감자 줄기들

그렇습니다! 드디어 수확을 했습니다!!!

가장 처음 뽑은 감자

가장 처음 뽑은 줄기에서 나온 감자 입니다. 직경이 1cm도 안되는 아주 조그만 녀석입니다. 이 때 부터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망한건가..?'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금방 다양한 크기의 감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놀란것은 생각 보다 감자가 깊이 자란 다는 것입니다. 이미 다 캔것 같지만 혹시나 싶어 땅을 좀 더 깊이 팠더니 더 많은 감자가 나오더군요. 약 30~50cm는 파야 모든 감자들을 다 캘 수 있는것 같습니다.

수확한 감자

간혹 감자를 캐다 물컹한 느낌도 있습니다. 썪은 감자입니다. 이번에 비가 많이 와서 차마 물이 빠지지 못해 결국 썩어 버린듯 합니다. 아쉽습니다. 썩은 감자 대부분들은 크기가 크던데..

썩은 감자

썩은 감자만이 물컹한게 아니었습니다. 집사람이 감자를 캐다 갑자기 비명을 질러 놀라 돌아 보니 집사람이 두꺼비를 집어 던지고 있었습니다. 감자를 캐기 위해 땅을 헤집고 있는데 물컹 거리길래 썩은 감자인줄 알고 저리 던지려고 손을 들어 봤더니 두꺼비가 자기를 쳐다 보고 있어 놀랐다고 합니다. 

놀라 집어 던지기는 했는데 다행히 두꺼비는 무사했습니다. 가만히 있길래 살짝 건드려 보니 폴짝 폴짝 뛰어 도망가더군요. 두꺼비는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줄로만 알았는데 개구리 처럼은 아니지만 어쨋든 점프 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감자 밭의 두꺼비

수확하지 못한 감자들입니다. 햋볕에 노출되어 청감자가 된 녀석들도 있고 물을 너무 많이 머금어 썩어 버린녀석들도 있습니다. 다음에 한번 더 감자를 키우게 된다면 배수와 북주기에 좀더 신경을 써야 겠습니다.

썩은 감자와 청감자

어쨋든 감자를 아래와 같이 두박스 한가득 수확 했습니다. 너무 많이 나와서 한 10박스 나오면 이걸 다 어떻게 먹지..하던 걱정은 안해도 되겠습니다. 기대 했던것 만큼 수확량이 나오지 않아 약간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크기가 실한 아이들이 꽤 있어 만족입니다.

감자 수확

감자를 수확하고 나면 꼭 건조한 햋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말려 줘야합니다. 말려 주지 않으면 감자에 있던 수분 때문에 곧 썩어 버린다합니다. 그리고 말리는 도중 햋볕을 받으면 감자가 녹색으로 변해 버립니다.

어쨋든 저쨋든 12주간의 감자 농사를 이렇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뭔가 엄청 많은 감자에 둘러 쌓여 어떻게 처리 할지 고민하는 엔딩을 생각했었는데 생각 보다는 수확량이 많지 않아 평범한 주말 농장의 엔딩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씨감자 4kg을 사서 10분의 1도 못 심었던것 같은데 20kg이 넘는 수확량이 놀랍긴 합니다. 감자 농사 #1주차에 10kg은 넘게 수확해야 재료값은 건진다고 했는데 목표 수확량에 두배나 수확해서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감자 수확 덕분에 오랜만에 지인들과 집에 모여 감자전에 모주한잔 달달하게 했습니다.

그럼 올해 감자 농사 포스팅은 이걸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내년에 혹시 다시 감자 농사를 지을 기회가 온다면 보다 업그레이드 된 농사꾼으로 다시 돌아 오도록하겠습니다. 그동안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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